칼럼



[이슈&분석 Issue&Analysis] 첫 한인 미 연방상원 당선과 한미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


첫 한인 미 연방상원 당선과 한미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

김 동 찬  미국 시민참여센터(Korean American Civic Empowerment) 대표


  대통령과 34명의 연방상원 의원, 435명의 연방하원 의원, 그리고 11명의 주지사를 선출하는 미국의 2024년 선거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사였다. 4년전 재선에서 낙선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금 백악관으로 입성하게 되었고, 연방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보수, 진보 6대3의 구조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동안 새로운 대법관을 임명한다고 해도 최소한 6대3을 유지하거나 7대2로 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들어와 내전에서 승리하고 종신 집정관에 오른 카이사르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볼수 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황제로 다시 돌아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미국 대통령 역사상 의회 상하원 그리고 대법원마저 집권 대통령의 성향과 일치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쩌면 미국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대타협으로 분열을 극복하고 건설된 미국


  2차대전 이후 영국의 몰락과 함께 서구문명의 바톤을 이어받은 미국은, 동서 냉전시대에 소비에트연방과의 경쟁에서 최종적 승자가 되면서 지구상 유일 초강국이 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상업자본의 축적으로 전세계를 호령하던 스페인을 제치고 영국이 다시금 전세계를 식민지 경영을 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산업혁명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마저 세계 식민지 경영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북미 대륙의 식민지 미국은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였다.

  독립한 미국의 시작은 보잘것 없었지만 미국의 제도는 기존의 왕정국가와 전혀 다른 민주주의 국가였다.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는 산업혁명으로 업그레이드된 서구 문명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고 오늘날 역사상 가장 빠르게 인류 문명이 발전하게 이끈 미국 주도 문명의 시대를 탄생시켰다.

  자본주의 그 자체는 무한경쟁의 적자생존 방식이지만 임기를 둔1인1표제에 의하여 국가 운영 일꾼들을 선출하는 방식의 민주주의 제도는 적자생존의 무한경쟁으로 인간성을 파괴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견제하고, 인간성과 시민사회를 지킬 수 있는 혁명적인 방안이었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은 시대를 개척하고 앞서간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미국 주도의 문명이 지배하는 시대다.

  1776년 13개의 식민지 대표로 구성된 대륙회의가 미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공화정을 택하여 최초의 미국연방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1781년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하고 연맹규약(Article of Confederation)을 채택하여 연방의회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징세, 통상권, 상비군도 없는 오늘날 유엔과 비슷한 구조의 미국은 재정곤란, 화폐가치 하락, 물가 폭등으로 사회가 불안해지면서 강력한 중앙정부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1787년 필라델피아에서 ‘헌법제정회의’를 열어 연방헌법을 발표하고 입법, 사법, 행정으로 삼권 분립이 된 정부조직을 갖추게 되었다. 이때 헌법제정을 놓고 연방주의(Federalism)와 반연방주의(Anti-Federalism)가 심각한 대립을 하였다. 열렬한 연방주의자들인 제임스 메디슨(James Madison), 존 애덤스(John Adams), 존 제이(John Jay),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이 중심이 된 강력한 중앙집권적 입장의 ‘버지니아 안’과 지역의 자치권 유지와 작고 힘없는 중앙정부를 지향하는 반연방주의자(공화주의자)들인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 애런 버(Aaron Burr)는 윌리엄 패터슨(William Peterson)의 ‘뉴저지 안’을 놓고 대립하였다. 이때 코네티컷의 하원의원 ‘로저 셔먼(Roger Sherman)’이 대타협을 중재하였다.

  그 대타협으로 연방주의자 메디슨이 제안한 ‘버지니아 안’이 헌법으로 채택이 되어 1789년 3월 4일 발효되었고, 반연방주의자들의 요구로 대통령이 독재자로 변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하여 권리장전(The Bill of Rights)이 수정헌법으로 채택되어 1791년 12월 14일 발효되었다. 이리하여 50개 주를 강력한 연방으로 묶기 위해서는 동등한 지위와 권한이 필요했고 이에 연방에 참여한 모든 주는 2명의 연방상원 의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반연방주의 입장을 반영한 인구비례에 의하여 주민을 대표하는 연방하원을 선출하는 것으로 하였다. 또한 연방주의자들이 강력하게 원했던 의회에서 대통령을 뽑는다는 안은 반연방주의자들의 요구를 들어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며 영국과 같이 국민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하는 공화주의(반연방주의)자들과 중앙정부가 있어야 각 주와 국민들이 와해되지 않고 결속력을 가진다는 연방주의자들 간의 심각한 대립이 있었지만, 대타협으로 미국의 헌법과 의회 그리고 정부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오랫동안 대타협의 전통을 미덕으로 하여 미국의 정책을 결정하여 왔다.


연방 상원의 지위와 역할


  2023년 9월에 인도 태평양 사령관과 주한미군 부사령관을 포함하여 300여명에 달하는 핵심 군 인사 인준이 1명의 연방상원 의원 때문에 수개월째 멈춘 적이 있었다. 앨라배마 주 출신의 토미 튜버빌(Tommy Tuberville) 연방상원 의원이 국방부의 낙태 지원정책에 반발하여 군 인사 인준을 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의 장성 등 군 고위직 인사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Senate Armed Services Committee) 소속 의원들이 인준을 해야 하는데, 튜버빌 의원은 낙태를 원하는 군인의 유급 휴가 및 낙태 허용 지역으로의 여행에 대한 국방부의 지원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군 인사에 대한 상원 인준을 결코 해줄 수 없다면서 홀드(Hold)라는 비공식적 도구를 이용하여 완강히 버텼다. 만약 이들 300명에 대한 인준이 되지 못하면 연말까지 650명의 장성들이 새 보직에 임명되지 못할 상황이었다. 1986년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대통령이 온갖 부정 선거에도 코라손 아키노 후보에게 밀리자 개표를 중단하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리고 필리핀 수빅만 기지가 절실했던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부정선거는 여당의 마르코스와 야당의 아키노 후보 모두 저질렀다며 코라손 아키노가 마르코스에게 협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선거를 앞두고 마닐라를 방문하여 마르코스 독재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던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이 나섰다. 개표를 멈추고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마르코스가 전략적으로 필요했던 레이건 행정부가 그를 지지하려고 하자, 레이건 정부를 설득하고 또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먼저 마르코스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해서 포문을 열었고 결국 레이건 행정부의 마르코스 지지를 철회하게 했다.

  미국의 상원의원은 웬만한 나라의 운명에 영향력을 끼칠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핵심 군 인사와 고위직 공무원, 그리고 대법관에 대한 인준, 법안 제안 및 심의, 국제조약 비준 그리고 행정부의 활동을 감시 조사하는 막강한 자리다.


한인 최초 연방 상원의원 앤디 김


  미국의 상원의원의 힘은 정말로 세다. 그가 어떤 철학적 생각으로 일을 하는가에 따라서 미국의 정책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다. 바로 이 자리에 3선의 한국계 앤디 김 뉴저지 주 연방하원 의원이 2006년부터 3선째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는 밥 메넨데즈가 2023년 9월 22일 부정부패로 맨하탄 연방지검에 기소가 되자 23일 바로 뉴저지 주 연방상원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앤디 김 의원은 시카고 대학을 나와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모들린 칼리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미국내 아주 결속력이 강한 트루만 장학생이기도 하다. 졸업후 국무부 외교전략 담당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이었던 데이비드 페트레우스 장군과 존 앨런 장군의 민간 고문을 지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국가안보 고문, 그리고 2013년부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냈다. 오사마 빈라덴 체포 당시 백악관에 모였던 그 자리에 앤디 김 의원도 있었다. 앤디 김 의원이야 말로 연방 의회내에서 국방, 외교의 최고 핵심이자 전문가이다. 2018년 중간선거때 뉴저지 연방하원 제3지역구에 출마하여 당선이 되었고 남북전쟁후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재선에 이어 3선을 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 뉴저지 제3 연방하원 지역구는 공화당 지역이었고, 2020년 선거때는 공화당이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구로 지정하고 당 차원의 엄청난 지원을 했지만 앤디 김 의원은 초선 때보다 3% 이상 더 표를 받았고 3선때는 5.4% 더 많은 지지로 당선이 되었다. 앤디 김 의원은 무명의 정치인으로 홀홀단신으로, 특히 북한 김정은과 친척이라는 흑색 선전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텃밭이자 트럼프의 오바마 케어(일명 오바마 케어라고 하지만 정식 명칭은 적절한 의료보험 법안(Affordable Care Act)) 폐지 돌격대장이었던 톰 맥아더(Tom MacArthur)를 꺾고 당선되었다. 당선 후 2019년 2월, 앤디 김 의원은 첫 법안인 건강 관리 강화 및 처방약 비용 인하법(SAVE법)을 제출했고 그해 5월, SAVE법은 하원에서 234대 183으로 통과되었다. 처방약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이 법안이 상원마저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지만 초선의 앤디 김 의원은 하원과 상원을 다 설득할 수 있는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여 저소득층에게만 주는 메디케이드(Medicaid) 없이 메디케어(Medicare)에만 의존하고 있는 미국 노인들에게는 구세주 역할을 하였다.

  특히 신세대 외교 국방의 최고 전문가로서 한반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할 것이 분명한 앤디 김 의원은 70년간 유지되어 온 한반도의 비정상적 상황을 평화적인 상황으로 바꾸어 놓기 위한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원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의원이 거의 없었지만 앤디 김 의원이 상원이 된다면 첫 임기 6년동안 분명히 한반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반도가 불안정한 휴전체제에서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제도이고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무장한 북한과 전쟁의 상태에 있는 미국 역시 가장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문제가 70년 넘게 그대로 방치되어 온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가진 정치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옥스포드 대학 박사과정 때부터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앤디 김 의원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앤디 김 의원은 민주당 대통령 지명을 하는 전당대회에 올라 지지 연설을 하였는데 이것은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는 민주당 정치인 20여명 중에 한 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연방하원의 위상과 역할, 한인 연방의원에 대한 기대


  연방하원의 역할은 법안 발의 및 심의, 예산 승인, 정부 감시 및 감독, 그리고 대통령이나 연방 공무원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많은 위원회가 있는데 이 중 연방하원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최고의 위원회는 단연코 예결산 위원회(Ways and Means Committee)와 세출위원회(House Appropriate Committee)다. 물론 외교위원회(Foreign Affairs Committee), 국방위원회(Armed Services Committee)가 있지만 연방정부 예산 승인과 자금 배분을 하는 세출위원회와 세금 정책과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예결산 위원회는 3선 이상만 가능할 정도로 최고 인기 있는 위원회다. 이 두 위원회는 미국내 먹이사슬과 관계가 있는 수많은 기업들과 로비 그룹으로부터 막대한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4년 선거로 뉴저지의 앤디 김 의원이 상원으로 가고 연방하원에는 워싱턴 주의 메릴린 순자 스트릭랜드 민주당 의원, 그리고 공화당 의원으로 캘리포니아의 영 김과 미쉘 스틸 의원이 이번에 3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의 데이브 민 의원이 연방하원에 입성했다.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증권거래위원회에서 기업 감시 변호사로 활동했고 이후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법대에서 상법 교수로 재직중 주 상원에 출마하여 4년동안 활동하다가 이번에 연방하원에 도전하여 승리하였다. 2024년은 0.67%의 미주 한인으로 4명의 연방하원과 1명의 연방상원을 배출하는 큰 성과를 얻었다.

  이 중 가장 한국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의원은 아버지가 흑인이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매릴린 순자 스트릭랜드 의원이다. 타코마 시의원을 거쳐 첫 아시아계 시장, 시애틀 상공회의소 회장을 거쳐 2020년 워싱턴주 제10선거구 연방하원에 당선이 되었다.  연방의회 선서식때 한복을 입고 어머니 손을 꼭잡고 참석하여 선서를 하였다. 영 김 의원은 오랜 기간 에드 로이스 의원의 수석 보좌관을 지내다가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이 되었기에 의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또 한국어도 잘한다. 물론 늦게 이민온 미쉘 스틸 의원도 한국어가 능통하다. 이제 3선에 성공한 3명의 의원 모두 여성의원이고 의회에서는 중량감 있는 위원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느당이 다수당이 되는가에 따라서 의원이 발휘하는 힘도 다르다. 그래서 다수당이 되는 것도 중요하고 이들이 외교, 국방위원회로 간다면 한반도 관련 나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방하원 의원은 때로는 미국 전체의 이익보다 지역구의 요구와 이익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또 비록 한국계라 하더라도 지역 유권자의 요구에 따라서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내놓고 지지할 수 밖에 없다.

  2024년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보수 우위의 대법관, 공화당 다수당 연방상원/연방하원의 미국은 그야말로 완벽한 트럼프 공화당의 시대다. 그래서 두명의 공화당 연방하원 의원들도 나름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단 트럼프 대통령과 반드시 코드를 맞출 때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온 트럼프, 정무가 아닌 비즈니스 CEO의 판단으로 정치


  트럼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오랜 기간 그가 트럼프 왕국을 건설하면서 익히고 터득했던 CEO의 비즈니스적 판단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이다. 그래서 철저히 자기 이익을 우선에 둘 것이다. 단적인 예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가 너무 작다고 하는 것은 한국의 방위를 위해 시큐리티 가드를 보냈으니 한국이 그것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미국에 이득이 되게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무적 판단이 아닌 비즈니스적 판단으로 동맹이란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념적으로 남북의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닌 어느 것이 미국의 이익 혹은 본인의 명성에 도움이 될 것인가의 관점에서 판단을 할 것이다.

  물론 지난 8년전처럼 국무부와 의회에서 설득과 제동을 걸려고 하겠지만 지난 경험에 대한 학습효과로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모두 자신에 절대 충성하는 인물들을 지명하여 본인의 생각을 더 과감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고 상원, 하원 모두 장악을 하고 사법부조차 완벽하게 트럼프 지지세력이다. 삼권 분립을 원칙으로 작동하는 것이 미국인데 이번에는 특별한 정치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황제에 버금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었다.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 만든 반도체 지원법 Chips Act, 전기 자동차 지원이 트럼프 정부에서 계속 진행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이런 정책에 절대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는 중간선거까지 주어진 2년동안 어떤 정치를 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2년동안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은 기존 정치의 아웃사이드이고 반 엘리트주의에 입각한 정치 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로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존중이 없다. 특히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동맹, 미국에서 이윤만 챙겨가는 동맹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인 민족주의에 근거한 세계관을 가진 핵심 참모들과 같이 앞으로도 서구와 미국의 백인들이 세계를 지배하는데 가장 큰 도전 가능성이 있는 중국의 부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데는 누구보다 적극적일 것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 역시 미국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며 어쩌면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과 상의없이 북과 직접 소통과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처음 북미 대화를 주선해 주면서 관여를 해왔기에 계속 참견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남북이 대화가 없는 상황이기에 트럼프와 북은 바로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북과 대화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반도 분단의 당사자인 한국을 빼고 한다는 것은 앞으로 변화될 한반도 체제에서 휴전협정 조인의 당사자에서 빠졌던 것처럼 자칫 새로운 한반도 체제의 논의와 합의에서 빠지게 되면 주체적인 주권의 정당성을 훼손당할 수 있기에 긴장을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대단히 싫어한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화염과 분노”의 책에서도 나왔지만 오바마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하였던 한반도 체제의 변화를 통해서 오바마도 하지 못한 것을 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명의 연방하원과 1명의 연방상원 의원이 한국계다. 그리고 이들 모두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에 애정을 갖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한국이 반드시 이 논의에 참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서 중요할 것이다.

  앤디 김 상원의원과 스트릭랜드 의원은 민주당이지만 기존의 70년이 넘은 한반도의 휴전체제가 더이상 지속된다는 것이 더 위험하기에 종전을 통한 새로운 한반도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트럼프의 한반도 체제 변화에 더 코드가 맞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공화당 의원인 영 김과 미쉘 스틸의 경우는 기존의 한반도 체제 변화에 대하여 줄곧 반대를 해왔기에 한반도 체제의 변화를 시도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