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좌담회/한미우호협회 주관, 2020년, 1월 7일 / 紙上 座談 |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과 한미관계 전망
주관 : 황진하 /한미우호협회 회장, 전 국회국방위원장 참가자: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외교부 차관), 김태기 단국대 교수(전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이용준 전 북핵 담당 대사(전 외교부 차관보)
토론 주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 * 최근 한국 내 ‘대북전단금지법’ 통과와 북한 인권 북핵 문제 해법 한미현안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 전망 * 주한미군 감축,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지휘체제 변화, 한미연합훈련 재개 대중국 정책 방향, 우리 정부의 대응 미국 경제정책의 변화, 세계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 |
인사말(황진하 회장)
연말연시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상좌담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좌담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이 대한반도 정책과 북한 비핵화 문제, 한미동맹 관계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초래할 것인지, 트럼프 정부에서 심화된 미중갈등 상황의 해소를 위한 대중국 정책의 변화 전망과 자국의 경제정책은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무엇인지 말씀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의 방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어떠한 차이점과 유사점을 보일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또한 우리 나라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함에 따라 미국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김성한 교수
바이든 행정부의 초기 대북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하향식(top-down)과 달리 대체로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 조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에 나섰다가 실패로 끝난 트럼프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협상에 임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도 이 점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현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인해 바이든 정부의 출범 전부터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관계에 균열이 생기더라도 남북관계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북전단금지법에 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나, 북·중 국경을 포함한 제3국에서 주민에 보조기억장치 등 물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배부한 행위도 포함한 조항은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매우 크므로 야당에서 개정안을 내서 여당이 이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와 지원을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 보입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까다로워질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그 조건에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을 추가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 인권을 경시했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에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탈북자 인권침해 등에 대해 눈을 감았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대북전단금지법 등의 폐지와 북한 선원 북송의 재발 금지 약속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은 언론에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었다는 발표를 하자 11월 23일(현지시간) 국무장관과 국토안보장관 등 차기 행정부 국가안보팀 6명의 명단을 가장 먼저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라는 말을 통하여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할 것임을 분명히 했는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가장 대조되는 말이고,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또는 그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한 인권문제도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현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가급적이면 자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정부가 조정하지 않으면 바이든 행정부와 심각한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용준 대사
북한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관계 현안리스트에서 그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나 제재 장기화로 경제적 파탄의 위기에 몰려 시간에 쫓기는 북한이 과거 전례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상황 선점을 위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선보였던 신형 ICBM 또는 신형 SLBM의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는데, 그 경우 미국의 추가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고 북한이 학수고대하는 제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으므로 북한으로서도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권문제는 과거 민주당 행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대외정책의 최고 가치이자 목표로 추구할 것이며, 미·중 패권 대결에서도 인권문제를 주된 무기로 동맹국들과의 연대 아래 홍콩 문제, 신장위구르 문제, 중국 민주화 등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북정책에서도 핵 문제보다 인권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남북한 관계 진전에 극도로 집착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게도 커다란 도전이 될 것입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나 단계적 비핵화 협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제재 해제와 단계적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할 것이나, 김성한 교수 말씀과 같이 트럼프의 탑 다운(top down)식 일괄 합의가 아니라 바텀 업 (bottom up)식 단계적 합의를 추구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보여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작습니다.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는 협상의 한계를 예상하고 북한에 대한 핵 도발 억제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억제력 강화의 차원도 올라갈 것입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포석의 하나로 북한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고 자연히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 평화경제나 종전선언에 미국이 협조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서 한국이 역할을 강화하고 성과를 먼저 보이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또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에도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것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핵무기 폐기라는 분명한 약속과 일정이 없을 경우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트럼프가 잘못해놓았다고 생각하는 국내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당분간 북핵 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기조 지속을 요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이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측 인사들에게 같은 요청을 반복한 바 있는데 우리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무조건 촉구하는 태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성한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국내문제가 산적해 있어서 2021년 중반경 외교·안보 진용을 짜기 전까지는 북핵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이란 핵 문제에 우선을 둘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무시할 수 없이 심각하므로 우선 ‘핵 동결’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이며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입니다.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유엔안보리 5개 제재 결의 중 가장 파장이 약한 1~2개 제재를 해제해 줄 가능성이 있으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 단계적 해법으로 가게 되는 것인데, 북한은 5개 제재의 전면 해제를 요구할 것이므로 미북 협상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용준 대사
바이든 행정부는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으나, 핵 문제에 관한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고려할 때 어떤 실무적 합의가 조기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비핵화 추구 관련, 바이든 행정부가 선택 가능한 협상 옵션은 첫째,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에 동의할 때까지 제재조치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협상을 지속하는 방식, 둘째, 1994년의 제네바 합의와 같은 단계적 비핵화 방식. 셋째,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의 틀에 핵 협상을 맡기고 미국은 한 발짝 물러서서 오바마 행정부 시대의 전략적 인내로 되돌아가는 방식의 세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어느 옵션을 선택하게 될지는 모르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북한이 은닉된 비밀 우라늄농축시설들의 시인과 신고를 거부하고 있고 이미 1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 단계에서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하거나 핵 능력 일부를 감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그 대가로 북한에 제공될 부분적 제재조치 해제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 효과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영구 핵 보유를 고무하고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문제인 주한미군의 감축,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변화,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이러한 바이든 정부의 동맹 정책 방향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용준 대사
한미동맹 관계를 둘러싼 양국 간 불협화음은 대부분은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의 원칙과 정신에 반하는 친중, 친북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고 해소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갈등이 더 증폭될 수도 있습니다.
4가지 핵심현안이 예상되는데. 첫째는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볼모로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점 때문에 미국 의회가 나서서 주한미군 감축 반대 결의까지 채택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종식으로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종식되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입니다. 이 문제는 미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잔존하는 심각한 양국 간 현안입니다. 둘째는 한미 연합훈련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한 협상 결과에 대해 냉소적 입장인 민주당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약속에 불과한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불확실합니다. 미국 군사 당국이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재고할 가능성은 상존하나 그 경우 북한의 반발에 부담을 갖고 있는 한국 정부의 반대가 예상되므로 연합훈련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셋째는 방위비 분담 문제로 바이든 당선자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는 만큼 양국 간 잠정합의안을 토대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동맹국 방위 지원을 위한 유지비가 부족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동맹국들이 적정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방위비 분담 문제가 향후 다시 심각한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상존합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비율을 주일미군에 대한 일본의 방위비 분담 비율 수준으로 증액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로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복원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토대로 대중국 포위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전략임을 고려할 때, 한국을 미국 중심의 동맹체제로 복귀시키고 쿼드플러스 체제에 참여시키기 위해, 한·일 관계 정상화와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의 부활을 시급한 과제로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를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거부하는 한국 정부 사이의 상당한 갈등이 예상됩니다.
김성한 교수
주한미군 감축은 당분간 없을 것이나 다만 미군의 해외 주둔 상황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하게 될 것인데, 중요한 기준은 과연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 주둔 상황이 현재대로 충분한가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국방전략은 점점 육해공군 간의 통합작전 쪽으로 가고 있는데, 미·중 전략경쟁의 최전선인 동남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지상군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주한미군 지상군 일부를 동남아나 호주 쪽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서두르지 않고, 한국의 차기 정부와 협의를 해가면서 전작권 전환을 진척시킬 것으로 보이나, 전작권 전환에 따른 연합지휘체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미래사령부’를 신설하는 쪽으로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심화시킬 것이나,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회복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한국군 장성의 지휘하에 두는 것에 대해 선뜻 동의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문제는 중국의 이른바 ‘쌍중단(dual suspension), 즉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북핵 협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어서 재개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북한이 인내심을 잃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을 할 경우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 전략의 핵심으로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의 비중을 높였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역할을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중시할 겁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나 전시작전권 전환 등에 관한 미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시작전권의 전환은 추진하되 이 문제를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와 연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강화하는 대신 한국은 북한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유지 차원으로 역할을 격상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기동성을 강화하여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 대응하며, 이런 차원에서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변화도 추진할 것이라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대치 상황에다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등을 이유로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버티겠지만 미국에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재고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은 물론 일본에 대한 견제를 위해 결국에는 미국의 요구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주한미군 감축은 자제되고, 전시 작전통제권을 전환하여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보임하는 문제도 당분간 시간을 두고 검토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미연합훈련은 재개 및 강화될 가능성이 크나 다만, 코로나 사태로 금방 재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며 컴퓨터망을 통한 창의적인 훈련 방법이 많이 개발될 것입니다. 현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항은 방위비 분담 문제로 일본과 함께 3국이 적정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의를 하여 절충점을 찾아내는 방법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1년은 당연히 회피해야 하고, 과거 5년 단위로 복귀가 아니라 10년 정도의 장기적인 방위비 분담 액수를 결정함으로써 그로 인한 한미동맹 동요를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 임명 문제도 미국과 협의하기 전에 한국 내에서 냉정하면서도 심도 있는 토론을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4년 합의할 때의 조건 즉, “①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고, ②북핵에 대한 초기대응 능력을 구비하며, ③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북핵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연기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중국 무역 압박과 경제봉쇄 등, 대중국 강경정책을 취함으로써 미·중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대중국정책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무엇입니까?
이용준 대사
대중국 억지정책의 필요성은 미국 공화·민주 양당과 조야가 합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정책 기조가 대체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다만, 트럼프 시대의 독불장군식 대중국 정책보다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국제연대를 통한 대중국 대결을 추구할 것이며, 따라서 기존의 남중국해 문제뿐 아니라 홍콩 문제, 대만 문제, 신장과 티베트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중국 압박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미국 홀로 중국과의 대결에 나섰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국제적 연대 하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맹국들의 동참을 강력히 추구할 전망이며, 한국은 그 가장 중요한 동참 요구 대상국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NATO 동맹국들과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이미 반중국 연합에 가담하여 미국과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공동보조를 하고 있으나 한국 등 극소수 국가만이 그러한 협력의 틀 외곽에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기 교수
중국이 안으로 인권탄압, 밖으로 기술 탈취 등 반도덕적 행동으로 경제력을 키우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점에 대해 점에 대해 미국은 여야를 넘는 확고한 콘센서스가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지만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 민주당의 전통에 비추어보면 중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 진영 국가의 블록화를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추구할 것입니다. 즉 미국은 환경보호와 인권 보호는 물론 세계무역 질서의 개편을 주도하고, 이런 차원에서 중국 중심의 RCEP에 대응하도록 시간을 가지며 TPP에 동참할 겁니다. 미국은 첨단기술이나 금융 등 경제력을 중국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안보의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마찰은 양국이 모두 손해라는 인식이 커진 다음에야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확립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상도 성공할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긴장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은 국제정치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한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도록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K-브랜드라는 소프트 파워 강화로 해외시장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또 민관협력 강화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수출기업을 다극화하고, 첨단기술과 핵심 인력 보호도 강화해야 합니다.
김성한 교수
트럼프식의 전면적 봉쇄(containment)보다는 변환(transformation)에 초점을 맞출 것 같습니다. 즉, 중국과 경쟁적 공존(competitive coexistence)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행태를 변화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적인 교역과 투자를 중국에 금지하는 것과 같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나, ICT(정보통신기술)와 관련된 가치사슬에서는 중국을 배제하며, 5G, AI, 양자 컴퓨팅과 같은 분야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들이 중국과 이 분야에 관한 협력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은 ICT 분야만큼은 미국과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고, 기업의 선택에만 맡기지 말고 LG 유플러스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과 첨단기술 동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휘락 교수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불리듯이 신흥 강대국이 부상할 경우 기존 강대국이 그것을 좌시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갈등과 경쟁은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인 과제가 산적돼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중국에 대하여 상생과 협력을 중요시하면서 대결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적 충돌, 북한의 도발, 중국의 대만 공격 등 우발적인 상황으로 미·중 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균형 외교”는 착각입니다. 한국은 이미 한미동맹을 선택하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의도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지만, 성과도 없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한미동맹을 약화시켜서는 곤란합니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은 어떠하며, 이러한 정책 변화가 세계 경제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처럼 미국 이익 최우선을 따를 것입니다. 다만 국익 강화의 실현 방법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관심을 쏟았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 등 첨단 기술산업을 강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경제정책에 있어 개별국가를 상대로 쌍무주의를 중시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관을 공유한 국가들의 다자주의를 따를 것입니다. 다자주의를 자유와 인권 등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와 이에 입각한 가치동맹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미관계가 좋으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전반적으로 보면 트럼프 행정부보다 한국에 유리할 것입니다. 즉 한국의 수출은 물론 첨단 기술산업 발전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험요인도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 편에 서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한국을 더 견제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 한국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등에 공동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처럼 눈감아주지 않을 겁니다.
김성한 교수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왔으므로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그 결과 타국에 대한 통상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이란 것도 국내적 지지기반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므로 TPP 재가입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행사하는 분야는 기후변화와 국제보건 분야에 한정될 수 있으며, 자유무역을 내세우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파이를 나눠 갖자고 하기엔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중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의 안보는 물론 아시아의 평화유지를 위한 핵심축으로 보았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한국의 입장에 동의할 것으로 보십니까?
김성한 교수
바이든 당선자는 과거 부통령 시절 방한했을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미국 쪽에 베팅하라는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을 것입니다. 그때보다 미국의 상황이 안 좋아서 동맹국들을 확실히 챙기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미동맹이 북한에만 작동하는 동맹이라고 생각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동맹이 되는 것을 주문할 것입니다. 2020년 초 포린어페어스 지에 기고한 글에서도 “중국의 폭력적 행태와 인권침해에 맞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협력국들이 연합전선을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람이 바이든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중에서도 ICT 분야처럼 전략적 의미가 있는 분야는 미국과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속히 보내야 합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당분간 한국의 입장을 존중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과도 당분간은 협력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대만 문제 등으로 중국과 충돌할 경우 미국은 한국에게 선택을 강요할 것이며, 한국이 미국을 확실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상당한 불이익을 줄 수도 있으므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여 위기 시에 미국 편을 든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이를 대내외에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애매한 입장이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압박하게 만든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준 대사
한국 정부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안보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전략적 이해를 동일시하는 과도한 중국 편향적 대외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 대북한 제재 해제 문제, 사드 배치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문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문제, 화웨이 문제, 한미 합동군사훈련 문제,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문제 등 미·중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다수 핵심 현안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 입장에 동조하는 등, 마치 중국의 동맹국이라도 된 듯 행동하고 있으며, 이것이 중국의 위협이나 압박에 의한 굴복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자발적 복종이라는 점을 미국은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동맹관계와 실제 대외정책상의 커다란 괴리와 모순은 한미동맹은 물론 한국의 전통적 대외관계 일반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중 패권 대결과 관련한 다양한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현안들에 관해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한국의 대미 관계는 큰 전환점을 맞이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무엇보다도 한미동맹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이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인권 중시, 안보와 경제의 통합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의 분리 노선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 사드 보복처럼 안보를 위해 경제는 내팽개쳤듯이 바이든 행정부도 한국에 비슷한 태도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일본은 오바마 행정부 때 중국과 가까워지려다가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워 힘들었습니다. 또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서도 미국은 한국에 가까워 일본이 곤경에 처했습니다. 그 이후 일본은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으로 노선을 바꾸었는데 한국에게도 이런 입장을 요구할 것으로 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써 안보와 경제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안보와 경제의 바탕으로 봅니다. 따라서 현 정부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치관과 위배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로 한국은 소외되었는데 이를 막으려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은 수정이 더욱 불가피합니다.
맺음말(황진하 회장)
감사합니다.
이제까지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을 통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기간 중, 한미동맹 관계의 현주소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바이든 정부의 예상되는 대한반도 정책, 북핵 문제 해법, 한미현안문제, 대중국 정책 등에 대해 짚어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곧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합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우리의 해답은 바로 한미동맹 강화입니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우리는 우리 안보의 유일한 해법인 한미동맹의 유지·강화만이 우리의 살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바이든 정부의 동맹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가야 하며, 아울러 동맹 정신에 따라 미국의 대북한 정책, 특히 북한 비핵화 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한 정책, 그리고 대중국정책을 비롯한 아태지역 안보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영원한 친구들 259호(2021년 1~2월)에 기고된 글입니다.
안보좌담회/한미우호협회 주관, 2020년, 1월 7일 / 紙上 座談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과 한미관계 전망
주관 : 황진하 /한미우호협회 회장, 전 국회국방위원장
참가자: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외교부 차관),
김태기 단국대 교수(전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이용준 전 북핵 담당 대사(전 외교부 차관보)
토론 주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
* 최근 한국 내 ‘대북전단금지법’ 통과와 북한 인권
북핵 문제 해법
한미현안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 전망
* 주한미군 감축,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지휘체제 변화, 한미연합훈련 재개
대중국 정책 방향, 우리 정부의 대응
미국 경제정책의 변화, 세계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
인사말(황진하 회장)
연말연시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상좌담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좌담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이 대한반도 정책과 북한 비핵화 문제, 한미동맹 관계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초래할 것인지, 트럼프 정부에서 심화된 미중갈등 상황의 해소를 위한 대중국 정책의 변화 전망과 자국의 경제정책은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무엇인지 말씀을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의 방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어떠한 차이점과 유사점을 보일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또한 우리 나라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함에 따라 미국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김성한 교수
바이든 행정부의 초기 대북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하향식(top-down)과 달리 대체로 상향식(bottom-up) 접근법을 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 조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에 나섰다가 실패로 끝난 트럼프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협상에 임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도 이 점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현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인해 바이든 정부의 출범 전부터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관계에 균열이 생기더라도 남북관계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북전단금지법에 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나, 북·중 국경을 포함한 제3국에서 주민에 보조기억장치 등 물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배부한 행위도 포함한 조항은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매우 크므로 야당에서 개정안을 내서 여당이 이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와 지원을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 보입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까다로워질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그 조건에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을 추가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 인권을 경시했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에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탈북자 인권침해 등에 대해 눈을 감았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대북전단금지법 등의 폐지와 북한 선원 북송의 재발 금지 약속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은 언론에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었다는 발표를 하자 11월 23일(현지시간) 국무장관과 국토안보장관 등 차기 행정부 국가안보팀 6명의 명단을 가장 먼저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라는 말을 통하여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할 것임을 분명히 했는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가장 대조되는 말이고,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또는 그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북한 인권문제도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현 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가급적이면 자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정부가 조정하지 않으면 바이든 행정부와 심각한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용준 대사
북한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관계 현안리스트에서 그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나 제재 장기화로 경제적 파탄의 위기에 몰려 시간에 쫓기는 북한이 과거 전례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상황 선점을 위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선보였던 신형 ICBM 또는 신형 SLBM의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는데, 그 경우 미국의 추가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고 북한이 학수고대하는 제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사라질 수도 있으므로 북한으로서도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권문제는 과거 민주당 행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대외정책의 최고 가치이자 목표로 추구할 것이며, 미·중 패권 대결에서도 인권문제를 주된 무기로 동맹국들과의 연대 아래 홍콩 문제, 신장위구르 문제, 중국 민주화 등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북정책에서도 핵 문제보다 인권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남북한 관계 진전에 극도로 집착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게도 커다란 도전이 될 것입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나 단계적 비핵화 협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제재 해제와 단계적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할 것이나, 김성한 교수 말씀과 같이 트럼프의 탑 다운(top down)식 일괄 합의가 아니라 바텀 업 (bottom up)식 단계적 합의를 추구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보여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작습니다.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는 협상의 한계를 예상하고 북한에 대한 핵 도발 억제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억제력 강화의 차원도 올라갈 것입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포석의 하나로 북한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고 자연히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 평화경제나 종전선언에 미국이 협조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서 한국이 역할을 강화하고 성과를 먼저 보이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또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에도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것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핵무기 폐기라는 분명한 약속과 일정이 없을 경우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트럼프가 잘못해놓았다고 생각하는 국내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당분간 북핵 문제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고, 결국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기조 지속을 요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이 미국을 방문하여 바이든 측 인사들에게 같은 요청을 반복한 바 있는데 우리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무조건 촉구하는 태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성한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국내문제가 산적해 있어서 2021년 중반경 외교·안보 진용을 짜기 전까지는 북핵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이란 핵 문제에 우선을 둘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무시할 수 없이 심각하므로 우선 ‘핵 동결’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이며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입니다.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유엔안보리 5개 제재 결의 중 가장 파장이 약한 1~2개 제재를 해제해 줄 가능성이 있으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 단계적 해법으로 가게 되는 것인데, 북한은 5개 제재의 전면 해제를 요구할 것이므로 미북 협상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용준 대사
바이든 행정부는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으나, 핵 문제에 관한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고려할 때 어떤 실무적 합의가 조기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비핵화 추구 관련, 바이든 행정부가 선택 가능한 협상 옵션은 첫째,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에 동의할 때까지 제재조치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협상을 지속하는 방식, 둘째, 1994년의 제네바 합의와 같은 단계적 비핵화 방식. 셋째, 6자회담과 같은 다자협상의 틀에 핵 협상을 맡기고 미국은 한 발짝 물러서서 오바마 행정부 시대의 전략적 인내로 되돌아가는 방식의 세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어느 옵션을 선택하게 될지는 모르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북한이 은닉된 비밀 우라늄농축시설들의 시인과 신고를 거부하고 있고 이미 1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 단계에서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하거나 핵 능력 일부를 감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그 대가로 북한에 제공될 부분적 제재조치 해제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 효과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영구 핵 보유를 고무하고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문제인 주한미군의 감축,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변화,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이러한 바이든 정부의 동맹 정책 방향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용준 대사
한미동맹 관계를 둘러싼 양국 간 불협화음은 대부분은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의 원칙과 정신에 반하는 친중, 친북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갈등 때문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고 해소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갈등이 더 증폭될 수도 있습니다.
4가지 핵심현안이 예상되는데. 첫째는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볼모로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점 때문에 미국 의회가 나서서 주한미군 감축 반대 결의까지 채택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종식으로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종식되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입니다. 이 문제는 미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잔존하는 심각한 양국 간 현안입니다. 둘째는 한미 연합훈련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한 협상 결과에 대해 냉소적 입장인 민주당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약속에 불과한 연합훈련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불확실합니다. 미국 군사 당국이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재고할 가능성은 상존하나 그 경우 북한의 반발에 부담을 갖고 있는 한국 정부의 반대가 예상되므로 연합훈련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셋째는 방위비 분담 문제로 바이든 당선자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는 만큼 양국 간 잠정합의안을 토대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동맹국 방위 지원을 위한 유지비가 부족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동맹국들이 적정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방위비 분담 문제가 향후 다시 심각한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상존합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비율을 주일미군에 대한 일본의 방위비 분담 비율 수준으로 증액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로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복원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토대로 대중국 포위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전략임을 고려할 때, 한국을 미국 중심의 동맹체제로 복귀시키고 쿼드플러스 체제에 참여시키기 위해, 한·일 관계 정상화와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의 부활을 시급한 과제로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를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거부하는 한국 정부 사이의 상당한 갈등이 예상됩니다.
김성한 교수
주한미군 감축은 당분간 없을 것이나 다만 미군의 해외 주둔 상황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하게 될 것인데, 중요한 기준은 과연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 주둔 상황이 현재대로 충분한가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국방전략은 점점 육해공군 간의 통합작전 쪽으로 가고 있는데, 미·중 전략경쟁의 최전선인 동남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지상군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주한미군 지상군 일부를 동남아나 호주 쪽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서두르지 않고, 한국의 차기 정부와 협의를 해가면서 전작권 전환을 진척시킬 것으로 보이나, 전작권 전환에 따른 연합지휘체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미래사령부’를 신설하는 쪽으로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심화시킬 것이나,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회복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한국군 장성의 지휘하에 두는 것에 대해 선뜻 동의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문제는 중국의 이른바 ‘쌍중단(dual suspension), 즉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미국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북핵 협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어서 재개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북한이 인내심을 잃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을 할 경우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 전략의 핵심으로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의 비중을 높였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역할을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중시할 겁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나 전시작전권 전환 등에 관한 미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시작전권의 전환은 추진하되 이 문제를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와 연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강화하는 대신 한국은 북한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유지 차원으로 역할을 격상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기동성을 강화하여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 대응하며, 이런 차원에서 한미연합지휘체제의 변화도 추진할 것이라 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대치 상황에다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등을 이유로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버티겠지만 미국에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재고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은 물론 일본에 대한 견제를 위해 결국에는 미국의 요구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주한미군 감축은 자제되고, 전시 작전통제권을 전환하여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보임하는 문제도 당분간 시간을 두고 검토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미연합훈련은 재개 및 강화될 가능성이 크나 다만, 코로나 사태로 금방 재개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며 컴퓨터망을 통한 창의적인 훈련 방법이 많이 개발될 것입니다. 현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항은 방위비 분담 문제로 일본과 함께 3국이 적정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의를 하여 절충점을 찾아내는 방법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1년은 당연히 회피해야 하고, 과거 5년 단위로 복귀가 아니라 10년 정도의 장기적인 방위비 분담 액수를 결정함으로써 그로 인한 한미동맹 동요를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 임명 문제도 미국과 협의하기 전에 한국 내에서 냉정하면서도 심도 있는 토론을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4년 합의할 때의 조건 즉, “①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고, ②북핵에 대한 초기대응 능력을 구비하며, ③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북핵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연기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중국 무역 압박과 경제봉쇄 등, 대중국 강경정책을 취함으로써 미·중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대중국정책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무엇입니까?
이용준 대사
대중국 억지정책의 필요성은 미국 공화·민주 양당과 조야가 합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정책 기조가 대체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다만, 트럼프 시대의 독불장군식 대중국 정책보다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국제연대를 통한 대중국 대결을 추구할 것이며, 따라서 기존의 남중국해 문제뿐 아니라 홍콩 문제, 대만 문제, 신장과 티베트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중국 압박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미국 홀로 중국과의 대결에 나섰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국제적 연대 하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맹국들의 동참을 강력히 추구할 전망이며, 한국은 그 가장 중요한 동참 요구 대상국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NATO 동맹국들과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이미 반중국 연합에 가담하여 미국과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공동보조를 하고 있으나 한국 등 극소수 국가만이 그러한 협력의 틀 외곽에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기 교수
중국이 안으로 인권탄압, 밖으로 기술 탈취 등 반도덕적 행동으로 경제력을 키우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점에 대해 점에 대해 미국은 여야를 넘는 확고한 콘센서스가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지만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 민주당의 전통에 비추어보면 중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 진영 국가의 블록화를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추구할 것입니다. 즉 미국은 환경보호와 인권 보호는 물론 세계무역 질서의 개편을 주도하고, 이런 차원에서 중국 중심의 RCEP에 대응하도록 시간을 가지며 TPP에 동참할 겁니다. 미국은 첨단기술이나 금융 등 경제력을 중국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안보의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마찰은 양국이 모두 손해라는 인식이 커진 다음에야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확립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상도 성공할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긴장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은 국제정치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한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도록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K-브랜드라는 소프트 파워 강화로 해외시장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또 민관협력 강화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수출기업을 다극화하고, 첨단기술과 핵심 인력 보호도 강화해야 합니다.
김성한 교수
트럼프식의 전면적 봉쇄(containment)보다는 변환(transformation)에 초점을 맞출 것 같습니다. 즉, 중국과 경쟁적 공존(competitive coexistence)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행태를 변화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적인 교역과 투자를 중국에 금지하는 것과 같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나, ICT(정보통신기술)와 관련된 가치사슬에서는 중국을 배제하며, 5G, AI, 양자 컴퓨팅과 같은 분야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들이 중국과 이 분야에 관한 협력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은 ICT 분야만큼은 미국과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고, 기업의 선택에만 맡기지 말고 LG 유플러스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과 첨단기술 동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휘락 교수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불리듯이 신흥 강대국이 부상할 경우 기존 강대국이 그것을 좌시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갈등과 경쟁은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인 과제가 산적돼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중국에 대하여 상생과 협력을 중요시하면서 대결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적 충돌, 북한의 도발, 중국의 대만 공격 등 우발적인 상황으로 미·중 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균형 외교”는 착각입니다. 한국은 이미 한미동맹을 선택하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의도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지만, 성과도 없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한미동맹을 약화시켜서는 곤란합니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은 어떠하며, 이러한 정책 변화가 세계 경제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김태기 교수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처럼 미국 이익 최우선을 따를 것입니다. 다만 국익 강화의 실현 방법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관심을 쏟았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 등 첨단 기술산업을 강화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경제정책에 있어 개별국가를 상대로 쌍무주의를 중시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관을 공유한 국가들의 다자주의를 따를 것입니다. 다자주의를 자유와 인권 등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와 이에 입각한 가치동맹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미관계가 좋으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전반적으로 보면 트럼프 행정부보다 한국에 유리할 것입니다. 즉 한국의 수출은 물론 첨단 기술산업 발전에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험요인도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 편에 서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한국을 더 견제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 한국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등에 공동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처럼 눈감아주지 않을 겁니다.
김성한 교수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왔으므로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그 결과 타국에 대한 통상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이란 것도 국내적 지지기반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므로 TPP 재가입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행사하는 분야는 기후변화와 국제보건 분야에 한정될 수 있으며, 자유무역을 내세우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파이를 나눠 갖자고 하기엔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중시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의 안보는 물론 아시아의 평화유지를 위한 핵심축으로 보았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한국의 입장에 동의할 것으로 보십니까?
김성한 교수
바이든 당선자는 과거 부통령 시절 방한했을 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미국 쪽에 베팅하라는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을 것입니다. 그때보다 미국의 상황이 안 좋아서 동맹국들을 확실히 챙기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미동맹이 북한에만 작동하는 동맹이라고 생각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동맹이 되는 것을 주문할 것입니다. 2020년 초 포린어페어스 지에 기고한 글에서도 “중국의 폭력적 행태와 인권침해에 맞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협력국들이 연합전선을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람이 바이든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중에서도 ICT 분야처럼 전략적 의미가 있는 분야는 미국과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속히 보내야 합니다.
박휘락 교수
바이든 행정부는 당분간 한국의 입장을 존중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과도 당분간은 협력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 대만 문제 등으로 중국과 충돌할 경우 미국은 한국에게 선택을 강요할 것이며, 한국이 미국을 확실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상당한 불이익을 줄 수도 있으므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여 위기 시에 미국 편을 든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이를 대내외에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애매한 입장이 중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압박하게 만든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준 대사
한국 정부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안보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전략적 이해를 동일시하는 과도한 중국 편향적 대외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 대북한 제재 해제 문제, 사드 배치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문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문제, 화웨이 문제, 한미 합동군사훈련 문제,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문제 등 미·중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다수 핵심 현안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 입장에 동조하는 등, 마치 중국의 동맹국이라도 된 듯 행동하고 있으며, 이것이 중국의 위협이나 압박에 의한 굴복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자발적 복종이라는 점을 미국은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동맹관계와 실제 대외정책상의 커다란 괴리와 모순은 한미동맹은 물론 한국의 전통적 대외관계 일반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중 패권 대결과 관련한 다양한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현안들에 관해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한국의 대미 관계는 큰 전환점을 맞이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무엇보다도 한미동맹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김태기 교수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이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인권 중시, 안보와 경제의 통합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의 분리 노선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 사드 보복처럼 안보를 위해 경제는 내팽개쳤듯이 바이든 행정부도 한국에 비슷한 태도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일본은 오바마 행정부 때 중국과 가까워지려다가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워 힘들었습니다. 또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서도 미국은 한국에 가까워 일본이 곤경에 처했습니다. 그 이후 일본은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으로 노선을 바꾸었는데 한국에게도 이런 입장을 요구할 것으로 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써 안보와 경제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안보와 경제의 바탕으로 봅니다. 따라서 현 정부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치관과 위배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로 한국은 소외되었는데 이를 막으려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은 수정이 더욱 불가피합니다.
맺음말(황진하 회장)
감사합니다.
이제까지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을 통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기간 중, 한미동맹 관계의 현주소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바이든 정부의 예상되는 대한반도 정책, 북핵 문제 해법, 한미현안문제, 대중국 정책 등에 대해 짚어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곧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합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우리의 해답은 바로 한미동맹 강화입니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우리는 우리 안보의 유일한 해법인 한미동맹의 유지·강화만이 우리의 살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바이든 정부의 동맹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가야 하며, 아울러 동맹 정신에 따라 미국의 대북한 정책, 특히 북한 비핵화 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한 정책, 그리고 대중국정책을 비롯한 아태지역 안보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영원한 친구들 259호(2021년 1~2월)에 기고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