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손경식 한미우호협회 이사장

한미우호협회는 400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적인 기여로 한미동맹 강화와 우호 증진을 위한 역사를 쌓아왔다. 2009년부터 열정적이고 모범적으로 활동해오신 손경식 이사장님을 모시고 그동안의 활약상과 협회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는 2월 21일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 남산 기슭 CJ본사에서 방형남 편집위원장과 최상진 편집위원이 진행했다.
이사장님,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쁘신데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사장님께서는 2009년부터 한미우호협회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손경식 이사장 : 박근 전 UN 대사님이 당시 한미우호협회 회장으로 계셨는데 저에게 이사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도 한미우호 문제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를 해야 되지 않느냐는 마음에서 박 회장님의 말씀을 수용했습니다.
협회 참여 다음해인 2010년 이사장으로 취임하셨지요. 당시는 이명박 정부 초기였지만 광우병 사태로 한미 관계가 큰 파동을 겪지 않았습니까? ‘미국산 쇠고기=광우병’이라는 잘못된 주장으로 국민을 오도해 한미관계를 후퇴시키는 불행한 시기였지요. 이사장님께서 당시 동맹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가지 소개해주시지요.
손 이사장 : 당시 제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었습니다. 정부 관계자로부터 우려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당시 서울대병원장과 세브란스 병원장 등에게 연락을 해서 전문가인 의사들이 연명으로 “미국산 쇠고기 먹어도 괜찮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자는 논의를 했습니다. 그분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면 의사들이 나와서 먹고 인터뷰를 하겠다는 수정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큰 병원 원장, 의학협회장 등 원로 의사 16분을 모시고 시식행사를 했습니다. 취재 기자들까지 포함해서 100여 명이 행사에 참여했어요. 행사 다음날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전화를 해서 “몇 주 만에 처음 신선한 기분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에서는 고맙다며 와인을 들고 찾아왔어요.
경제계의 거목이시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책무를 맡고 계신 이사장님을 모셔서 한미우호협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발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커다란 재정적 지원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앞으로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시는지요.
손 이사장 :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게 한미동맹 아니겠습니까? 1953년 정전 이후 70년 동안 사실상 전쟁이 없는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한미동맹의 힘 아니겠습니까? 지금 연일 북쪽에서 미사일도 쏘고 호전적인 발언도 하는데 이런 안보적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잘 작동해야 합니다, 우리 협회가 한미 우호 친선과 동맹의식을 국민에게 많이 심어줘야 하고, 회원들도 각자 그런 활동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 의원단과 재미 교포 의원들이 방한했을 때 제가 수원 광교에 있는 우리(CJ) 연구소로 초대해서 우리 제품인 햇반도 보여드리고 식사도 대접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민간외교의 한 사례지만 한미간 여러 가지 관계를 만들어서 우호 친선 분위기를 돈독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 이사장은 메모 한 장 없이 과거 사례를 또렷이 기억해내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황진하 협회장을 향해 “황 회장님이 협회를 활발하게 만들고 계세요. 그래서 우리 협회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우리가 뜻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며 협회 발전의 성과를 돌리기도 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는 한미 양국에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이끌어갈 양국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손 이사장 : 작년 5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었죠. 그때 만찬에 저도 참석해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서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만, 미국이 우리에게는 참 중요한 국가지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좋은 출발이지요. 4월 우리 대통령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시게 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보측면에서는 한미관계가 강화되는 분위기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사례에서 보듯 바이든 정부의 경제 통상정책이 우리에게 우호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기업경영인으로서 경총 회장으로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십니까.
손 이사장 : 그런 문제가 갑자기 나와서 자동차 수출 등에 어려움을 가져오는 게 아니냐 걱정인데 저는 이런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한미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관계로 나아가는 겁니다. 한쪽에 안보가 있다면 다른 쪽에 경제와 문화 등 다른 관계가 있지요. 각 분야들이 동떨어진 게 아니고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제만 하더라도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안보분야 협력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로 소통을 못 해서 그런 결과가 생기는 게 아니냐 하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특별히 한국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법안 만드는 사람들이 한미동맹 차원의 생각을 못하는 거지요. 앞으로 미국의 조야에 더 많은 접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도 좋은 로비스트를 활용해야 합니다. 물론 돈이 많이 들죠. 정부가 예산을 쓰더라도 아깝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일본은 로비스트를 잘 활용합니다. 우리나라도 일급 로비스트를 고용해 일을 해야 합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워싱턴 로비를 위해 로펌도 선임하고 예산도 늘린 사례가 많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말씀이지요?
손 이사장 : 그렇지요.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에게 매우 호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분도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니까 IRA를 한미 간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바이든은 한국에 매우 호의적인 분이니까 앞으로 우리가 잘 활용해서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장님은 미국 조야에도 인맥이 넓으시고 일본, 유럽 등 외국과의 각종 협력단체에도 참여하시면서 국제적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한미우호협회 같은 비정부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한미간의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자나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요?
손 이사장 :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아주 그럴듯한 파트너를 우리가 새로 물색을 한다든지, 아니면 여태까지 한국과 교류하면서 우리를 많이 지지했던 분들과 접촉을 강화한다든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의원 중에도 한국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항상 큰 힘이 되죠. 다행히 지난 중간선거에서 한국 출신이 4명이나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는데 그분들도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CJ로서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하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에드 로이스 의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많은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가 한국의 국력이 세계 6위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미동맹을 안보의 보루 삼아 경제발전에 매진한 결과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장과 함께 지난해에만 70여발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 32주년을 맞은 한미우호협회와 회원들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손 이사장 : 한미우호협회 회원들은 국가와 사회의 지도층에 계시는 분들이니 여러 국가적 현안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잘 정리해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학계 언론계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큰 활동을 하시던 분들이 계시니까 중심을 잘 잡아서 똑바로 나가도록 해 주셔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특히 경제정책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에서 보듯 전임 정부와 확연히 다릅니다. 윤 대통령은 또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기업경영인으로서 경총 회장으로서 변화가 피부에 와 닿으시는지요?
손 이사장 : 제일 중요한 것이 법을 지키는 겁니다. 노조가 법을 지키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윤 대통령께서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실제로 쟁의 현장에서도 법치주의가 제대로 적용이 되니까 문제가 좀 풀리기도 합니다. 저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라고 보고 있고, 노동개혁과 관련해 제일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고요 노조를 조금 소홀히 대하면 선거 때 표가 달아날까 걱정하는 정치인들이 있지만 저는 법치주의를 지키고 확립하는 게 정당에도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CJ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CJ는 한류의 세계 진출을 이끈 주역 기업입니다. 한류의 세계화를 위한 이사장님의 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손 이사장 : 특별한 전략보다 저희는 한류의 세계화에 상당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길을 좀 터야 많은 분들이 모이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서 저희가 의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창성이 훌륭합니다. 우리가 한류 세계화를 할 수 있는 비결의 첫째가 국민의 독창성이지요. 한국이 상당한 독창성이 있기 때문에 아카데미상도 받고 칸 영화제에 가서도 수상을 하는 겁니다. 누가 물꼬를 트고 후원을 한다면 한류의 세계화가 좀 더 빨리 진전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더 나아가서 IT 기술이 우리 영화나 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우리가 “K”자를 많이 쓰는데 K-food, 음식도 세계화를 해야 되겠다, 영화 시장도 넓혀야 되겠다, 다른 제조 상품의 진출도 많이 늘려야 되겠다 등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조 분야에서도 강국입니다. 아까 언급하신 한국이 세계에서 여섯 번째라는 사실은 제조 강국이 뒷받침된 것 아니겠습니까?
K-food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몇 년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식품을 중심으로 한 엑스포가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엑스포 현장에 한국 식당을 개설했습니다. 엑스포가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었는데 저희가 퓨전 음식을 낸 게 아니고 된장국을 포함해 순수 한국 음식을 팔았습니다. 유럽인 20만여 명이 식당에 와서 한국음식을 즐겼습니다. 저희들이 큰 용기를 얻었지요. 요즘 미국에서 우리 만두가 불티나게 팔립니다.. 미국 서해안 동해안 그리고 중부 지역 등 세 곳에 식품 공장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K-food가 앞으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예를 들어봤습니다.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세계 1위인 미국시장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 하기에 따라서 시장을 더 넓힐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저희가 스완스라고 하는 미국 냉동식품 회사를 약 2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그 판매망을 통해 다른 한국 식품도 미국의 슈퍼마켓 같은 데 상륙할 수 있습니다. 스완스는 이미 많은 수익을 내고 있어 성공한 인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food의 미국 진출까지 말씀해주셨는데 CJ가 올해 세우신 목표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손 이사장 : K-food의 상용화를 계속할 것이고요, CJ가 엔터테인먼트를 사업의 한 분야로서 하고 있는데 영화 음악 공연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공연 사업을 많이 해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좀 멈칫했죠. 코로나가 많이 수그러졌으니 가수 시상(Award) 프로그램을 싱가포르 홍콩 도쿄 뉴욕 LA 등지에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외에도 K컨벤션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음악 프로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파리 행사에도 갔었는데 프랑스와 이웃 유럽국의 젊은이들이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티켓을 구입해 1만 5천 석의 공연장을 꽉 채웠습니다. 이런 공연들이 한국과 한국의 노래를 알리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기업을 경영하시면서 경총 회장 등 손꼽기 힘들만큼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하시는지, 그것도 잘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비결이라고 할까요, 이사장님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손 이사장 : 제가 뭐 크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하다 보니까 좀 진척이 있고 그런 거지요. 제가 뛰어난 탈렌트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아주 열심히 하려고 하는 노력, 또 꼭 해야 되겠다 하는 책임감도 느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제가 그 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손 이사장은 지난 협회 총회 때도 끝까지 참석하는 것은 물론 메모를 하며 초청 강연을 경청해 많은 회원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1시간여의 인터뷰를 진행한 관찰자로서 마지막 질문의 답변에 세계 정세를 읽는 안목, 인재를 끌어 모으는 리더십, 겸양과 따뜻한 인품을 덧붙이고 싶다.
<정리=방형남 편집위원장>

[특별인터뷰] 손경식 한미우호협회 이사장
한미우호협회는 400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적인 기여로 한미동맹 강화와 우호 증진을 위한 역사를 쌓아왔다. 2009년부터 열정적이고 모범적으로 활동해오신 손경식 이사장님을 모시고 그동안의 활약상과 협회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터뷰는 2월 21일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는 남산 기슭 CJ본사에서 방형남 편집위원장과 최상진 편집위원이 진행했다.
이사장님,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쁘신데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사장님께서는 2009년부터 한미우호협회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는지요?
손경식 이사장 : 박근 전 UN 대사님이 당시 한미우호협회 회장으로 계셨는데 저에게 이사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저도 한미우호 문제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를 해야 되지 않느냐는 마음에서 박 회장님의 말씀을 수용했습니다.
협회 참여 다음해인 2010년 이사장으로 취임하셨지요. 당시는 이명박 정부 초기였지만 광우병 사태로 한미 관계가 큰 파동을 겪지 않았습니까? ‘미국산 쇠고기=광우병’이라는 잘못된 주장으로 국민을 오도해 한미관계를 후퇴시키는 불행한 시기였지요. 이사장님께서 당시 동맹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가지 소개해주시지요.
손 이사장 : 당시 제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었습니다. 정부 관계자로부터 우려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당시 서울대병원장과 세브란스 병원장 등에게 연락을 해서 전문가인 의사들이 연명으로 “미국산 쇠고기 먹어도 괜찮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자는 논의를 했습니다. 그분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면 의사들이 나와서 먹고 인터뷰를 하겠다는 수정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큰 병원 원장, 의학협회장 등 원로 의사 16분을 모시고 시식행사를 했습니다. 취재 기자들까지 포함해서 100여 명이 행사에 참여했어요. 행사 다음날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전화를 해서 “몇 주 만에 처음 신선한 기분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에서는 고맙다며 와인을 들고 찾아왔어요.
경제계의 거목이시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책무를 맡고 계신 이사장님을 모셔서 한미우호협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발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커다란 재정적 지원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앞으로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시는지요.
손 이사장 :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게 한미동맹 아니겠습니까? 1953년 정전 이후 70년 동안 사실상 전쟁이 없는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한미동맹의 힘 아니겠습니까? 지금 연일 북쪽에서 미사일도 쏘고 호전적인 발언도 하는데 이런 안보적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잘 작동해야 합니다, 우리 협회가 한미 우호 친선과 동맹의식을 국민에게 많이 심어줘야 하고, 회원들도 각자 그런 활동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 의원단과 재미 교포 의원들이 방한했을 때 제가 수원 광교에 있는 우리(CJ) 연구소로 초대해서 우리 제품인 햇반도 보여드리고 식사도 대접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민간외교의 한 사례지만 한미간 여러 가지 관계를 만들어서 우호 친선 분위기를 돈독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 이사장은 메모 한 장 없이 과거 사례를 또렷이 기억해내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황진하 협회장을 향해 “황 회장님이 협회를 활발하게 만들고 계세요. 그래서 우리 협회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우리가 뜻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며 협회 발전의 성과를 돌리기도 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는 한미 양국에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이끌어갈 양국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손 이사장 : 작년 5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었죠. 그때 만찬에 저도 참석해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서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만, 미국이 우리에게는 참 중요한 국가지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좋은 출발이지요. 4월 우리 대통령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시게 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보측면에서는 한미관계가 강화되는 분위기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사례에서 보듯 바이든 정부의 경제 통상정책이 우리에게 우호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기업경영인으로서 경총 회장으로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십니까.
손 이사장 : 그런 문제가 갑자기 나와서 자동차 수출 등에 어려움을 가져오는 게 아니냐 걱정인데 저는 이런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한미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관계로 나아가는 겁니다. 한쪽에 안보가 있다면 다른 쪽에 경제와 문화 등 다른 관계가 있지요. 각 분야들이 동떨어진 게 아니고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제만 하더라도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안보분야 협력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로 소통을 못 해서 그런 결과가 생기는 게 아니냐 하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특별히 한국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법안 만드는 사람들이 한미동맹 차원의 생각을 못하는 거지요. 앞으로 미국의 조야에 더 많은 접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도 좋은 로비스트를 활용해야 합니다. 물론 돈이 많이 들죠. 정부가 예산을 쓰더라도 아깝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일본은 로비스트를 잘 활용합니다. 우리나라도 일급 로비스트를 고용해 일을 해야 합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워싱턴 로비를 위해 로펌도 선임하고 예산도 늘린 사례가 많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말씀이지요?
손 이사장 : 그렇지요.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에게 매우 호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분도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니까 IRA를 한미 간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바이든은 한국에 매우 호의적인 분이니까 앞으로 우리가 잘 활용해서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장님은 미국 조야에도 인맥이 넓으시고 일본, 유럽 등 외국과의 각종 협력단체에도 참여하시면서 국제적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한미우호협회 같은 비정부 민간단체와 기업들이 한미간의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자나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요?
손 이사장 :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아주 그럴듯한 파트너를 우리가 새로 물색을 한다든지, 아니면 여태까지 한국과 교류하면서 우리를 많이 지지했던 분들과 접촉을 강화한다든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의원 중에도 한국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항상 큰 힘이 되죠. 다행히 지난 중간선거에서 한국 출신이 4명이나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는데 그분들도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CJ로서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하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에드 로이스 의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많은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가 한국의 국력이 세계 6위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미동맹을 안보의 보루 삼아 경제발전에 매진한 결과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장과 함께 지난해에만 70여발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범 32주년을 맞은 한미우호협회와 회원들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손 이사장 : 한미우호협회 회원들은 국가와 사회의 지도층에 계시는 분들이니 여러 국가적 현안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잘 정리해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학계 언론계를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큰 활동을 하시던 분들이 계시니까 중심을 잘 잡아서 똑바로 나가도록 해 주셔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특히 경제정책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에서 보듯 전임 정부와 확연히 다릅니다. 윤 대통령은 또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기업경영인으로서 경총 회장으로서 변화가 피부에 와 닿으시는지요?
손 이사장 : 제일 중요한 것이 법을 지키는 겁니다. 노조가 법을 지키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윤 대통령께서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실제로 쟁의 현장에서도 법치주의가 제대로 적용이 되니까 문제가 좀 풀리기도 합니다. 저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라고 보고 있고, 노동개혁과 관련해 제일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고요 노조를 조금 소홀히 대하면 선거 때 표가 달아날까 걱정하는 정치인들이 있지만 저는 법치주의를 지키고 확립하는 게 정당에도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CJ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CJ는 한류의 세계 진출을 이끈 주역 기업입니다. 한류의 세계화를 위한 이사장님의 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손 이사장 : 특별한 전략보다 저희는 한류의 세계화에 상당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길을 좀 터야 많은 분들이 모이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에서 저희가 의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창성이 훌륭합니다. 우리가 한류 세계화를 할 수 있는 비결의 첫째가 국민의 독창성이지요. 한국이 상당한 독창성이 있기 때문에 아카데미상도 받고 칸 영화제에 가서도 수상을 하는 겁니다. 누가 물꼬를 트고 후원을 한다면 한류의 세계화가 좀 더 빨리 진전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더 나아가서 IT 기술이 우리 영화나 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우리가 “K”자를 많이 쓰는데 K-food, 음식도 세계화를 해야 되겠다, 영화 시장도 넓혀야 되겠다, 다른 제조 상품의 진출도 많이 늘려야 되겠다 등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조 분야에서도 강국입니다. 아까 언급하신 한국이 세계에서 여섯 번째라는 사실은 제조 강국이 뒷받침된 것 아니겠습니까?
K-food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몇 년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식품을 중심으로 한 엑스포가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엑스포 현장에 한국 식당을 개설했습니다. 엑스포가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었는데 저희가 퓨전 음식을 낸 게 아니고 된장국을 포함해 순수 한국 음식을 팔았습니다. 유럽인 20만여 명이 식당에 와서 한국음식을 즐겼습니다. 저희들이 큰 용기를 얻었지요. 요즘 미국에서 우리 만두가 불티나게 팔립니다.. 미국 서해안 동해안 그리고 중부 지역 등 세 곳에 식품 공장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K-food가 앞으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예를 들어봤습니다.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세계 1위인 미국시장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 하기에 따라서 시장을 더 넓힐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저희가 스완스라고 하는 미국 냉동식품 회사를 약 2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그 판매망을 통해 다른 한국 식품도 미국의 슈퍼마켓 같은 데 상륙할 수 있습니다. 스완스는 이미 많은 수익을 내고 있어 성공한 인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food의 미국 진출까지 말씀해주셨는데 CJ가 올해 세우신 목표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손 이사장 : K-food의 상용화를 계속할 것이고요, CJ가 엔터테인먼트를 사업의 한 분야로서 하고 있는데 영화 음악 공연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공연 사업을 많이 해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좀 멈칫했죠. 코로나가 많이 수그러졌으니 가수 시상(Award) 프로그램을 싱가포르 홍콩 도쿄 뉴욕 LA 등지에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외에도 K컨벤션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음악 프로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파리 행사에도 갔었는데 프랑스와 이웃 유럽국의 젊은이들이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티켓을 구입해 1만 5천 석의 공연장을 꽉 채웠습니다. 이런 공연들이 한국과 한국의 노래를 알리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기업을 경영하시면서 경총 회장 등 손꼽기 힘들만큼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하시는지, 그것도 잘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비결이라고 할까요, 이사장님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손 이사장 : 제가 뭐 크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하다 보니까 좀 진척이 있고 그런 거지요. 제가 뛰어난 탈렌트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아주 열심히 하려고 하는 노력, 또 꼭 해야 되겠다 하는 책임감도 느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제가 그 힘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손 이사장은 지난 협회 총회 때도 끝까지 참석하는 것은 물론 메모를 하며 초청 강연을 경청해 많은 회원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1시간여의 인터뷰를 진행한 관찰자로서 마지막 질문의 답변에 세계 정세를 읽는 안목, 인재를 끌어 모으는 리더십, 겸양과 따뜻한 인품을 덧붙이고 싶다.
<정리=방형남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