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처 연수를 마친 후

박휘락, 전 한미우호협회 편집위원장
지난 2021년 9월 출국하여 미국 보스톤에 있는 플레처 대학(Fletcher School)에서 약 1년 연수를 마치고 왔다. 갑자기 심한 치통이 와서 한 달 먼저 입국하였지만, 의료 선진국이 한국이라는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빨의 뿌리가 부러져서 결국 발치를 했고, 임플란트를 준비하고 있다.
치통이 진정되자 답답함이 밀려왔다. 북핵은 여전히 대비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보수정권으로 바뀌었으나 북핵 위협을 여전히 제대로 토론 또는 대비하고 있지 않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국방부도 여전히 무관심하다. 최근 김정은과 김여정은 핵무기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남한을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조차 “그들 정권의 종말이 된다는 것을 아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확신에 차 있다. 노동자들은 버젓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야당 정치인은 핵무기를 제외한 채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누구도 그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도대체 북핵은 어떻게 하겠다는 복안인가? 연수갈 때보다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
신문에서는 정치인들이 쉽게 미국 연수를 가던데, 실제 제가 추진해보니 초청장을 받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편집장이라는 이유로 황진하 한미우호협회 회장님이 미국의 유수 연구소에 소개하고 부탁했지만, 상당한 금액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 관례가 된 상태라 저와 같은 서민들이 초청장을 받기는 어려웠다. 생면부지였지만, 이성윤 교수라는 교포 교수가 플레처 대학에 있다는 것을 알아서 메일을 보냈는데, 이외로 초청해주겠다고 해서 갈 수 있었다. 감사함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연수하러 갈 때 연구계획서를 작성했었는데, 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같은 핵공유체제(Nuclear Sharing Arrangements)를 동북아시아에 적용하는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제 생각으로는 그 방법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리 국민들은 무조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제가 연구한 바로는 현실성이 없다. 우리가 풀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도 보유하거나 확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수개월이면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묻는다. 북한은 몇 년이 걸렸느냐고? 이란은 바보라서 지금껏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플레처 대학에서도 핵공유를 비롯한 북핵 대응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그러면서 미국 사람들에게 핵무기의 심각성과 핵공유의 필요성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책으로 발간하는 문제를 생각했다. 출판사를 알아보니 출판에만 1년 여가 걸릴 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도 6개월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북핵 대응과 핵공유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시급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알아보니 아마존에서 저자에 의한 직접 출판(direct publishing)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소 복잡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군인정신으로 그냥 시도했다. 본격적인 전문서를 내기 전에 시험이 필요할 것 같아서 요약본을 만들어 2022년 3월에 먼저 발간하였다. Nuclear North Korea versus the US-South Korea Alliance: Synopses라는 제목이었다. 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래 의도했던 책을 발간하였는데, 부제만 다른 Nuclear North Korea versus the US-South Korea Alliance: Threat and Options였다. 그러고 나니 보통의 미국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평범한 얇은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 Questions on Nuclear North Korea를 추가로 발간하였다. 그래도 하면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공부해둔 바도 있고, 플레처 대학 도서관이 좋아서 의욕만큼의 결과를 들어 낸 것 같다. 한국 안보상황이 절박하다는 인식도 나를 몰아세우는 힘이었다. 다행히 딸도 함께 안식년을 가게 되어 딸, 외손자 2명, 집사람과 함께 갔고, 식사 등을 걱정할 필요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것도 감사해야할 일인 것 같다.
이 책 발간의 경험으로 인하여 한미우호협회 회원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게 생겼다. 영어로 책을 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직접 출판을 도와줄 수 있다. 저와 마찬가지로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망설이겠지만, 영어교정 프로그램이 적지 않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Grammarly이고, 또하나는 Quillbot이다. 전자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후자의 장점은 paraphrazing (문장교정)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글을 넣은 후 paraphraze 기능을 누르면 좋은 문장으로 바꾸어 준다. 저는 Quillbot를 사용하였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내 수준으로 최대한 노력하여 초안이 완성되면, paraphrazing하고, 그것을 다시 교정을 한다. 전문분야일수로 paraphrazing의 완성도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grammar check를 하면 된다. Quillbot는 1년 사용료가 100달러 정도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
사실 미국 학자들과는 북핵에 관하여 많은 토론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 때문에 만남 자체가 제한되었고, 교수들을 찾아가기도 어려웠다. 1달에 1번 정도 zoom으로 토의를 하였는데, 10명 정도의 사람이 돌아가면서 발표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만을 토론하기가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말하면, 겉으로는 동의하면서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집 근처에서 만나는 이웃 미국 시민들은 오히려 북핵 위협을 걱정해줬다. 미국 관리들도 그렇겠지만, 미국인들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처리 해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사실이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고, 걱정조차 하지 않으니 문제이다.
이번 연수를 통하여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유수한 국제정치 관련 저널에 3편의 논문을 실은 것이다. 소위 학자라고 하면서 국내에서만 큰 소리치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하여 그 동안에도 영어논문도 쓰긴 했지만, 주로 국내에서 발간하는 영문저널이었다. 연수를 가기 전부터 준비하여 저명한 몇몇 영문저널에 제출했지만 계속 거부 당하여 상심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연수의 끝부분에 세편이나 무더기로 통과되었다. 플레처 대학 도서관에서 다수의 전문서적을 읽고 참고하여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 효과인 것 같다. Quillbot를 사용하여 영어의 질을 향상시킨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영어로 쓰여서 읽기가 쉽지는 않고, 이메일로 몇 분에게는 이미 보고했지만, 그 제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n Investigation into North Korea's ‘Real’ Nuclear Strategy: A Comparison with Pakistan's Case.”Journal of Asian Security and International Affairs (2022); "North Korea’s Nuclear Armament Strategy and Deception.” Defense Studies (2022); "Investigating Nuclear-Armed North Korea’s ‘Strategic’ Challenge and Options for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International Area Studies Review (2022). 첫 번째 논문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은 분석한 것인데, 파키스탄의 경우와 비교하여 적화통일이 그 목적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두 번째 논문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근본 원인은 ‘기만’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세 번째 논문은 대안에 관한 내용으로 선제타격, 핵무기 개발, 핵공유를 포함한 한미 양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핵공유밖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추가로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과 핵공유를 추진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한 논문도 통과가 되었는데, 내년 5월에 발간될 예정이다.
자랑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번 연수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였다는 생각이다. 다만, 그것이 북핵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연수 가기 전에 국내에서도 북핵에 관하여 수많은 논문과 책을 썼지만, 별로 기여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북핵을 위태롭게 생각하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가벼운 글만 선호한 채 논문과 같은 전문적인 내용은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한국을 포기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련 책이나 논문을 별로 읽어보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은 북핵에 관한 논문과 책을 쓰는 것뿐이라는 생각이다. 답답하지만, 그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인 것 같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북핵에 관하여 영어책과 영어 논문을 계속하여 쓰고자 한다. 그래서 한국이 아닌 국제적인 연구기관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를 찾고 있다. 생활비가 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노력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여러분들께서도 혹시 아는 것이 있으면 추천해주기를 바란다.
저는 1999년 즉 23년 전에 미국에서 1년 정도 생활을 했다. 그 때도 가족과 함께였다. 미 국방대학교에서 공부했고, 현재의 황진하 회장님은 당시에 주미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저와 집사람을 불러 밥을 사주기도 하셨다. 20여년이 흐른 후 미국으로 다시 가서 1년 정도를 살았는데, 과거의 미국과는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는 현역 대령으로 대접받는 위치였고, 지금은 민간인 자격이어서 그렇겠지만 미국 사람들이 과거만큼 generous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향하는 수준이 우리보다 높기는 하겠지만 모두가 생활에 급급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는 듯 했다. 이런 미국이 한국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1950년도와 같은 지원을 할 수 있을까? 상당한 걱정을 한 채 돌아왔다.
엉뚱하지만 사족으로 추가한다면, 우리는 “한영병용”을 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아무리 훌륭한 책이나 논문을 발간해도 한글로 써지는 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아무도 찾거나 읽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학자라도 그가 영어로 쓴 논문은 전 세계인들이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우리가 한영병용을 했다면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무지 많을 것이고, 노벨상을 받는 사람도 많아졌을 것이다. 우리 학자들이 쓴 북핵관련 논문들이 영어로 써져서 미국인들에게 읽힌다면 그에 대한 공감대도 훨씬 커졌을 것이다. 우리들의 손자들이 영어학습에 투입하는 노력을 줄이고, 그들의 노력한 바가 세계적 수준으로 저절로 인정받기를 바란다면 한영병용에 대하여 적극적인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플레처 연수를 마친 후
박휘락, 전 한미우호협회 편집위원장
지난 2021년 9월 출국하여 미국 보스톤에 있는 플레처 대학(Fletcher School)에서 약 1년 연수를 마치고 왔다. 갑자기 심한 치통이 와서 한 달 먼저 입국하였지만, 의료 선진국이 한국이라는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빨의 뿌리가 부러져서 결국 발치를 했고, 임플란트를 준비하고 있다.
치통이 진정되자 답답함이 밀려왔다. 북핵은 여전히 대비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보수정권으로 바뀌었으나 북핵 위협을 여전히 제대로 토론 또는 대비하고 있지 않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국방부도 여전히 무관심하다. 최근 김정은과 김여정은 핵무기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남한을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조차 “그들 정권의 종말이 된다는 것을 아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확신에 차 있다. 노동자들은 버젓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야당 정치인은 핵무기를 제외한 채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누구도 그를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도대체 북핵은 어떻게 하겠다는 복안인가? 연수갈 때보다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
신문에서는 정치인들이 쉽게 미국 연수를 가던데, 실제 제가 추진해보니 초청장을 받기가 어려웠다. 자신의 편집장이라는 이유로 황진하 한미우호협회 회장님이 미국의 유수 연구소에 소개하고 부탁했지만, 상당한 금액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 관례가 된 상태라 저와 같은 서민들이 초청장을 받기는 어려웠다. 생면부지였지만, 이성윤 교수라는 교포 교수가 플레처 대학에 있다는 것을 알아서 메일을 보냈는데, 이외로 초청해주겠다고 해서 갈 수 있었다. 감사함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연수하러 갈 때 연구계획서를 작성했었는데, 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같은 핵공유체제(Nuclear Sharing Arrangements)를 동북아시아에 적용하는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제 생각으로는 그 방법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리 국민들은 무조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제가 연구한 바로는 현실성이 없다. 우리가 풀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도 보유하거나 확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수개월이면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묻는다. 북한은 몇 년이 걸렸느냐고? 이란은 바보라서 지금껏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플레처 대학에서도 핵공유를 비롯한 북핵 대응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그러면서 미국 사람들에게 핵무기의 심각성과 핵공유의 필요성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책으로 발간하는 문제를 생각했다. 출판사를 알아보니 출판에만 1년 여가 걸릴 뿐만 아니라 출판사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도 6개월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북핵 대응과 핵공유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시급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알아보니 아마존에서 저자에 의한 직접 출판(direct publishing)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소 복잡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군인정신으로 그냥 시도했다. 본격적인 전문서를 내기 전에 시험이 필요할 것 같아서 요약본을 만들어 2022년 3월에 먼저 발간하였다. Nuclear North Korea versus the US-South Korea Alliance: Synopses라는 제목이었다. 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래 의도했던 책을 발간하였는데, 부제만 다른 Nuclear North Korea versus the US-South Korea Alliance: Threat and Options였다. 그러고 나니 보통의 미국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평범한 얇은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 Questions on Nuclear North Korea를 추가로 발간하였다. 그래도 하면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공부해둔 바도 있고, 플레처 대학 도서관이 좋아서 의욕만큼의 결과를 들어 낸 것 같다. 한국 안보상황이 절박하다는 인식도 나를 몰아세우는 힘이었다. 다행히 딸도 함께 안식년을 가게 되어 딸, 외손자 2명, 집사람과 함께 갔고, 식사 등을 걱정할 필요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는 것도 감사해야할 일인 것 같다.
이 책 발간의 경험으로 인하여 한미우호협회 회원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게 생겼다. 영어로 책을 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직접 출판을 도와줄 수 있다. 저와 마찬가지로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망설이겠지만, 영어교정 프로그램이 적지 않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Grammarly이고, 또하나는 Quillbot이다. 전자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후자의 장점은 paraphrazing (문장교정)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글을 넣은 후 paraphraze 기능을 누르면 좋은 문장으로 바꾸어 준다. 저는 Quillbot를 사용하였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내 수준으로 최대한 노력하여 초안이 완성되면, paraphrazing하고, 그것을 다시 교정을 한다. 전문분야일수로 paraphrazing의 완성도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grammar check를 하면 된다. Quillbot는 1년 사용료가 100달러 정도로 그다지 비싸지 않다.
사실 미국 학자들과는 북핵에 관하여 많은 토론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 때문에 만남 자체가 제한되었고, 교수들을 찾아가기도 어려웠다. 1달에 1번 정도 zoom으로 토의를 하였는데, 10명 정도의 사람이 돌아가면서 발표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만을 토론하기가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말하면, 겉으로는 동의하면서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집 근처에서 만나는 이웃 미국 시민들은 오히려 북핵 위협을 걱정해줬다. 미국 관리들도 그렇겠지만, 미국인들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처리 해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사실이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고, 걱정조차 하지 않으니 문제이다.
이번 연수를 통하여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유수한 국제정치 관련 저널에 3편의 논문을 실은 것이다. 소위 학자라고 하면서 국내에서만 큰 소리치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하여 그 동안에도 영어논문도 쓰긴 했지만, 주로 국내에서 발간하는 영문저널이었다. 연수를 가기 전부터 준비하여 저명한 몇몇 영문저널에 제출했지만 계속 거부 당하여 상심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연수의 끝부분에 세편이나 무더기로 통과되었다. 플레처 대학 도서관에서 다수의 전문서적을 읽고 참고하여 내용을 풍부하게 만든 효과인 것 같다. Quillbot를 사용하여 영어의 질을 향상시킨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영어로 쓰여서 읽기가 쉽지는 않고, 이메일로 몇 분에게는 이미 보고했지만, 그 제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n Investigation into North Korea's ‘Real’ Nuclear Strategy: A Comparison with Pakistan's Case.”Journal of Asian Security and International Affairs (2022); "North Korea’s Nuclear Armament Strategy and Deception.” Defense Studies (2022); "Investigating Nuclear-Armed North Korea’s ‘Strategic’ Challenge and Options for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International Area Studies Review (2022). 첫 번째 논문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은 분석한 것인데, 파키스탄의 경우와 비교하여 적화통일이 그 목적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두 번째 논문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근본 원인은 ‘기만’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세 번째 논문은 대안에 관한 내용으로 선제타격, 핵무기 개발, 핵공유를 포함한 한미 양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핵공유밖에 대안이 없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추가로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과 핵공유를 추진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비교한 논문도 통과가 되었는데, 내년 5월에 발간될 예정이다.
자랑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번 연수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였다는 생각이다. 다만, 그것이 북핵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연수 가기 전에 국내에서도 북핵에 관하여 수많은 논문과 책을 썼지만, 별로 기여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북핵을 위태롭게 생각하지 않고, 인터넷에 떠도는 가벼운 글만 선호한 채 논문과 같은 전문적인 내용은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한국을 포기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련 책이나 논문을 별로 읽어보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은 북핵에 관한 논문과 책을 쓰는 것뿐이라는 생각이다. 답답하지만, 그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인 것 같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북핵에 관하여 영어책과 영어 논문을 계속하여 쓰고자 한다. 그래서 한국이 아닌 국제적인 연구기관이나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를 찾고 있다. 생활비가 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노력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여러분들께서도 혹시 아는 것이 있으면 추천해주기를 바란다.
저는 1999년 즉 23년 전에 미국에서 1년 정도 생활을 했다. 그 때도 가족과 함께였다. 미 국방대학교에서 공부했고, 현재의 황진하 회장님은 당시에 주미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저와 집사람을 불러 밥을 사주기도 하셨다. 20여년이 흐른 후 미국으로 다시 가서 1년 정도를 살았는데, 과거의 미국과는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는 현역 대령으로 대접받는 위치였고, 지금은 민간인 자격이어서 그렇겠지만 미국 사람들이 과거만큼 generous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향하는 수준이 우리보다 높기는 하겠지만 모두가 생활에 급급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는 듯 했다. 이런 미국이 한국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1950년도와 같은 지원을 할 수 있을까? 상당한 걱정을 한 채 돌아왔다.
엉뚱하지만 사족으로 추가한다면, 우리는 “한영병용”을 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아무리 훌륭한 책이나 논문을 발간해도 한글로 써지는 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아무도 찾거나 읽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학자라도 그가 영어로 쓴 논문은 전 세계인들이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우리가 한영병용을 했다면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무지 많을 것이고, 노벨상을 받는 사람도 많아졌을 것이다. 우리 학자들이 쓴 북핵관련 논문들이 영어로 써져서 미국인들에게 읽힌다면 그에 대한 공감대도 훨씬 커졌을 것이다. 우리들의 손자들이 영어학습에 투입하는 노력을 줄이고, 그들의 노력한 바가 세계적 수준으로 저절로 인정받기를 바란다면 한영병용에 대하여 적극적인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