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유기고]아름다운 영웅 김영옥과 동행-홍진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과 동행

 

홍진규 네이버시스템 전문위원

 

  군 생활을 하면서 장거리 출장을 많이 다니는 직책을 수행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공무 출장은 지루하고 따분한 여행이기 마련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출장 기회에「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통상 “용감한”, “탁월한” 등의 형용사와 조합이 될 것 같은 단어인 영웅, 그것도 전쟁 영웅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이라는 수식어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이후 “아름다운” 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고 아울러 다음과 같은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첫째,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이 수행한 군생활을 살펴보면서 한‧미 동맹 업무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군인이라면 누구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외국군들과 동맹 관련 업무를 하다 보면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처럼 행동으로 훌륭하게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내가 현역시절 합참에서 맡았던 업무는 연합사 및 유엔사 소속의 외국군 장교들과 업무 접촉이 많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과 업무를 하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결코 녹녹하지 않았으나 주변의 도움과 노력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고 그 공로를 미측으로부터 업무를 인정받아 美 육군 공로훈장을 수여받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쁨의 이면에는 업무 추진간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양측으로부터의 비난도 적지 않게 받았던 경험도 했었다. 즉, 우리의 입장을 계속 주장하다 보면 업무의 진도가 느려져서 차질이 발생하고, 반대로 미측의 입장을 수용하다 보면 비록 동맹이지만 국익에 손상이 생길 수도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이 공고하게 형성되어 있는 한‧미 동맹이 전작권 전환이라는 국면을 맞이하면서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김영옥의 사례를 보면 군에서 전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이 위험에 처하자 자발적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한ㆍ미 동맹의 불씨를 살려내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였다. 이는 현재에도 미측과 동맹업무를 하고 있는 인원들이 그분의 업적과 노력을 귀감으로 삼아 더욱 공고한 한ㆍ미동맹을 유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또한, 이러한 선배님들의 노력 덕분에 한‧미 동맹은 과거와 달리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로 발전되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의 인도주의자적인 삶을 통해 내 인생의 의미있는 동반자를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은 그의 일생을 통해 군생활은 물론 전역 이후에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를 위해 본인의 능력과 시간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미미하지만 나도『굿네이버스』라는 단체에 가입하여 후원을 하기 시작했고, 한미우호협회 활동을 하면서 맺은 인연으로『수단어린이 장학회』에 추가로 가입하여 그들 나라의 전쟁 고아를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를 기점으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이 실천한 영원한 인도주의자로서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서려고 한다.


  끝으로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의 업무 추진간 발휘한 저돌적인 추진력이었다. 전쟁중 교전상황이라는 급박한 현장에서 상급자와의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그의 강력한 실행력 앞에서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인원들이 반대하던 이탈리아 전역에서 시행한 포로 생포 작전에서의 그의 추진력은 놀라웠고 그 결과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을 받은 인물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의 실행력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여 그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는 지도를 보고 실제의 지형을 그대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능력으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좋은 결과를 도출했었다. 둘째, 국익을 모든 행동의 결정 기준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오로지 국익에 이로운 것인지 만을 판단과 실행의 기준으로 채택하다 보니 항상 그의 주장은 관철되었고 이것이 강한 추진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에게는 세상의 어떤 기준보다 우선하는 국가의 이익이라는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항상 건전한 과정과 올바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전역후 약 10개월간의 한미우호협회 사무국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생 2막을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서 군생활 및 한미우호협회 활동을 통해 획득한 경험과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의 삶을 통해 배운 것들을 기준으로 삼아 힘차게 민간인의 삶을 시작하기로 다짐한다.